손이 저리고 아픈 증상을 단순한 피로나 혈액순환 문제로 여기고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손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손과 팔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경 압박 질환 세 가지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손목터널증후군: 손 저림의 가장 흔한 원인
손은 우리 몸에서 손꼽히게 복잡한 구조를 가진 부위입니다. 손 하나에만 14개의 손가락뼈, 5개의 손바닥뼈, 8개의 손목뼈 등 총 27개의 뼈가 들어 있습니다. 양손을 합치면 54개로, 몸 전체 뼈의 4분의 1을 차지하죠. 이처럼 작은 양손에 뼈, 근육, 힘줄, 신경이 촘촘히 얽혀 있다는 점만 봐도 손이 얼마나 정교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손목 안에는 관절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손목 가로 인대가 있습니다. 이 인대 아래엔 터널 같은 통로가 지나가는데, 바로 이곳을 손목 터널이라 부릅니다. 이 터널을 통과하는 힘줄과 신경 가운데 '정중신경'이 지나는데요, 여러 이유로 터널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이 정중신경이 눌리면서 저림이나 통증이 발생합니다. 이런 증상을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초기 손목터널증후군에서는 손이 저릿하다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옵니다. 많은 분이 손을 털면 저림이 좀 나아진다고 하는데요, 증상이 더 심해지면 정중신경 기능이 떨어지면서 손끝 감각도 둔해집니다. 설거지할 때 자꾸 그릇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역시 전형적인 단계입니다. 더 진행될 경우 엄지 쪽 근육이 빠지면서 살이 움푹 들어간 모습까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특히 손을 자주 쓰는 중년 여성에게 자주 나타나고, 양쪽 손에 동시에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치료는 대개 국소마취 후 진행하며, 초음파로 위치를 확인한 뒤, 손목 인대가 지나가는 곳을 약 5mm 정도 절개합니다. 그 후 특수 기구로 손목 가로 인대를 잘라 정중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없애주죠. 이 인대는 잘라도 손 기능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신경을 덮고 있던 뚜껑을 들어 올려 공간을 넓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렇게 하면 손 저림과 통증도 금세 사라집니다.
이렇게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는 손 저림 증상도 때론 치료가 필요한 신경 질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은 저림 신호라도 오래 방치하면 근육이 위축돼 되돌리기 힘든 결과를 불러올 수 있으니, 증상이 계속된다면 꼭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2.팔꿈치터널증후군: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저리다면
손 저림의 원인이 항상 손목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팔꿈치에도 상완골, 요골, 척골 같은 뼈가 자리 잡고 있고, 그 주위를 정중신경, 요골신경, 척골신경이 지납니다. 이 신경들은 인대와 근육, 근막 등 다양한 구조물로 덮여 있는데요. 특히 척골신경은 팔꿈치 터널을 통과하는데, 여러 이유로 이 신경이 눌리면 약지와 새끼손가락 쪽에 저림이나 통증이 생기게 됩니다. 이를 팔꿈치터널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초기에는 전화를 오래 쓸 때 손이 저린 것 같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 새끼손가락 쪽의 감각이 무뎌지거나, 손의 작은 근육들이 약해지면서 손톱깎이 사용이 어렵거나, 젓가락질이 불편해진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늘어납니다. 단추를 잠그는 것처럼 섬세한 손동작도 힘들어지죠. 더 진행되면 네 번째, 다섯 번째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아 갈퀴처럼 보이는 갈퀴손 변형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팔꿈치터널증후군 수술은 팔꿈치 안쪽을 약 5~7cm 정도 절개해 진행됩니다. 척골신경을 감싸고 있는 인대와 근막을 절개해 신경을 드러내고, 신경이 눌리지 않도록 전방으로 이동시켜 근막에 고정한 뒤 봉합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합니다.
수술을 받았더라도 일상에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팔꿈치는 90도 이상 꺾지 않도록 하고, 가능하면 곧게 펴는 자세가 좋습니다. 팔걸이 의자를 사용할 때는 팔꿈치 터널이 눌리지 않도록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해주세요. 잠을 잘 때도 배 위에 손을 얹지 말고, 손바닥이 천장을 향하게 펴서 자면 척골신경 압박을 줄일 수 있어 팔꿈치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재활을 위해 스트레칭도 필요합니다.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든 상태에서 손바닥이 아래를 보도록 하고, 팔꿈치를 구부리며 손을 눈 쪽으로 가져오는 동작을 반복하면 척골신경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신경 유착을 풀어주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이 운동은 손목터널증후군이나 팔꿈치터널증후군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손 저림 증상은 원인별로 구분해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 디스크라면 손보다는 팔이나 어깨 쪽에 저림이 잘 느껴지고, 팔꿈치터널증후군은 넷째와 다섯째 손가락이, 손목터널증후군은 첫째부터 넷째 손가락에 증상이 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차이만 잘 기억해도 치료 방향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3.흉곽출구증후군: 진단이 어렵고 증상이 복잡한 신경 압박 질환
흉곽출구증후군은 손 관련 질환 가운데서도 진단이 유독 어려운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육이나 신경 조직이 신경을 눌러 팔 저림이나 통증 같은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 바로 흉곽출구증후군인데요, 영상 검사만으로는 문제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니 진단 과정에서 환자가 직접 호소하는 증상이 매우 큰 역할을 합니다.
진단할 때는 목을 돌렸을 때 귀 뒤에서 빗장뼈 앞까지 이어지는 흉쇄유돌근 바깥, 즉 전사각근 사이 공간을 눌러보아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이 부위를 눌렀을 때 팔의 저림과 통증이 더 심해진다면 흉곽출구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또, 팔꿈치와 어깨를 각각 90도 각도로 구부린 상태에서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3분 넘게 할 수 있으면 정상으로 여기지만, 신경성 흉곽출구증후군이 있으면 팔이 아프거나 저려서 이 동작을 3분 동안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외에도 팔을 뒤로 젖히고 고개를 돌려 숙였을 때 신경 증상이 심해지는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흉곽출구증후군은 팔을 많이 쓰는 직군, 예를 들어 교사나 치과의사, 상체 근육 활동이 많은 군인, 수영 선수들에게서 자주 발생합니다. 교통사고, 특히 추돌사고를 겪은 뒤에도 생기는 일이 많은데, 충격으로 몸이 앞뒤로 심하게 흔들리면서 전사각근에 손상이 생기고, 그 부위가 딱딱하게 굳으면서 신경을 누르기도 합니다.
이 질환이 특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영상 검사로 쉽게 진단되지 않아 환자가 오랜 시간 병원을 옮겨 다니면서도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손가락이 제대로 펴지지 않고 저리거나, 젓가락질이 힘들 정도로 증상이 심한데도 목 디스크나 신경 마비로 오진되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제대로 진단받는 경우가 실제로 종종 있습니다. 실제로 수술 후 1년이 지나서야 저리던 증상과 통증이 많이 나아졌다고 이야기하는 환자들도 있는데, 이처럼 정확한 진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이 질환을 예방하거나 관리하려면 무엇보다 평소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무거운 물건은 가능하면 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 습관을 꼼꼼히 체크하고, 작은 증상 변화라도 기록해서 의료진과 잘 상의하는 것이 올바른 진단을 빠르게 받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손 저림과 통증은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손목터널증후군, 팔꿈치터널증후군, 흉곽출구증후군은 모두 신경 압박에서 비롯되지만 증상과 원인이 다릅니다. 신경이 눌린 채 오래 방치되면 회복이 어렵고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평소 손과 팔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고 바른 자세와 꾸준한 스트레칭을 실천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G1Gv9tOhPG4